한 달 뒤에 그는 호출장으로 검사정에 가 서게 되었습니다.그는 서슴지 않고 온갖 일을 다 말하였습니다. 그는 그날 밤부터 구치감에 서 자게 되었습니다.또 한 달이 지났습니다. 존친족고살범(尊親族古殺犯) 이라는 명목 아래서 그의 공판이 열렸습니다.그는 두말없이 사실을 부인하 였습니다. “아, 천부당만부당하신 말씀이외다. 제가,그 인자하신 어머니께 손을 대 다뇨. 천만에……. 어차피 1년 이내에 없을 수명이시고, 게다가 그 당시에 도 살아 계시달 수가 없는 이를,마음 편히 주무시게 한 뿐이지 어머니를 내 손으로…… 참 천부다만부당…….” 검사가 일어서서 반박하였습니다.1년 이상 더 살지 못할 사람은 죽여도 괜찮다는 법은 어디 있어.이제 5분 내지 10분의 여명(餘命)이 있는 병인을 죽일지라도 훌륭한 살인범이거늘, 이제 1년?그 논조로 가면 이제 50년, 혹 은 70년 남은 여명이라고 죽여버려도 괜찮다는 말로써,피고의 말핑계는 핑 계도 되지 않는다……. “당신과 말싸움은 안 하겠습니다.” 그는 검사가 어찌하여 그런 똑똑한 이치도 모르는고 하고,그만 이렇게 대 답하고 말았습니다. 재판관은 다시 전 주사에게 물었습니다. “좌우간 죽은 것은 사실이지?” “아니올시다.” “말을 바꾸어서 하마. 그럼 어머니를‘주무시게’ 한 것은 사실이지?” “네 그렇습니다.” “그것은 훌륭한 죄가 아니냐.” “그럴 리가 없습니다.어머님을 가련한 경우에서 건져내는 일이지, 결코 못된 일이 아니올시다.” “그래도 사람을 죽이…….” “아니올시다.” “사람을 잠재우는 것이 죄가 아니야?” “그 사람을 구원하려고 잠재운 것은 오히려 상받을 일이올시다.” 재판은 이와 같이 끝이 났습니다.열흘 뒤에 그는 사형의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때에 그는, “하나님뿐이 아시지, 당신네는 모릅니다.”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억울하냐?” “원죄올시다.” “제 애미를 죽…….” “아니올시다.” “잠재운 것(재판관은 씩 웃었습니다)은 죽어도 싸지.” “당신네는 모릅니다.하나님뿐이 아시지.” “억울하면, 공소해라.” “그 사람이 그 사람이지요.하나님 앞에 가서 다 여쭐 테니깐…….” 그는 머리를 수그리고 나왔습니다.
형을 행하는 날, 교회사가 그에게 회개를 하라고 하였습니다. 전 주사는 한마디로 거절하였습니다.나는 회개할 일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어 머니를 주무시게 한 것은 죄가 아니외다.당신네들의 법률의 명문(明文)에 그것을 사형에 처한다 했으면 그대로 할 것이지,그 밖에 내 마음까지 간섭 치는 말아주. 나는 하나님을 저품하는 예수교인이외다.십계명 가운데 다섯 째에, 부모께 효도하라신 말씀을 지킨 뿐이외다…….그는 이렇게 대답하였 습니다. 한 시간쯤 뒤에, 그의 혼은, 그의 몸집에서 떠났습니다.
그의 몸집을 떠난 혼은, 서슴지 않고 천당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천당의 사자에게 이끌려,그의 혼은 천당 재판석에 이르렀습니다. 재판석 에서,재판관은 그에게 그의 전생의 일동일정(一動一靜)을 모두 이야기하라 고 명하였습니다.그는 하나도 빼지 않고 다 아뢰었습니다. “응, 그다음에 세상에서 네가 행한 가운데,그중 양심에 쓰리던 일을 아 뢰어라.” “없습니다.” “없어?그러면 그중 양심에 유쾌하던 일을 아뢰어라.” “그것은 두 번이었습니다. 첫번은 아버님이 없는 뒤에,아버님의 이름으 로 큰 공회당을 세운 일이외다. 아직껏 인색하다고 아버님을 욕하던 세상 이,일시에 아버님의 만세를 부를 때에 어쩔 줄 모르게 기뻤습니다.” “또 하나는?” “어머님을 주무시게 한 것이외다. 그것 때문에 첫째로는 어머님의 명예를 보존했고,둘째로는 어머님의 없음으로 집안 모든 사람이 유쾌하게 마음 놓 고 살 수 있게 되었고,그것 때문에 어머님께서는 저절로 선행을 하신 셈이 됐습니다.” 재판관은 잠시 뚫어지도록 그의 혼을 바라보다가 좌우를 돌아보며, “저 혼을,지옥으로 갖다 가두어라.” 고 명령하였습니다. 전 주사의 혼은,처음은 그 뜻을 알지 못하여 잠자코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자 둘이 와서 그의 손을 붙잡을 때에,그는 무서운 힘으로 사자들을 떨쳐버리고 고함쳤습니다. “저를 왜 지옥으로 데려가시렵니까?대체 당신은 누구외까?” “나?” 재판관의 날카로운 눈은 번득였습니다. “나는 여호와로다.” “네?당신이 하나님이외까?그럼, 당신은 잘 아실 테외다. 저는 지옥에 갈 죄는 없습니다.저는 제 행한 모든 일이 다 잘한 일로 압니다.” “내 말을 들어라.첫째는 너는 애비의 죽은 뒤에 애비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였다. 하나,이 천당에서는 소위 명예니 무엇이니는 부인한다. 다만 네가 거짓,애비 이름을 팔아서 세상을 속인 것뿐을 사실로 본다. 아홉째 계명에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였는데, 그것은 훌륭한 거짓말이 아니냐?” “그러면 어머님을 편안하게 한 것은, 다섯째 계명에 효도하라는…….” “효도?부모를 죽인 자가 효도?네 말로는 어머니를 괴로움에서 건지려 하였다 하나,그 당시에 네 어미는 아무 고통도 모르고 있지 않았니?그 어 미를 죽인 것이, 여섯째 계명을 어기지 않았냐?” “그러나 마음은 어머님께 효…….” “마음?마음만 좋으면 아무런 죄를 지을지라도 용서받을 줄 아는냐?” “그렇습니다. 당신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들여다보시고, 마음의 죄 악까지 다스리시는…….” “아니다, 아니야. 이 말 저 말 할 것 없이,네 생에 가운데 그중 양심에 유쾌한던 일이 제5, 제6, 제9의 계명을 범한 것이니깐,다른 것은 미루어 알 수가 있다. 야, 이사람을 지옥으로 데려가라!” “그러나 세상에서 그렇지, 여기는 명문과 규율 밖에, 더욱 긴한 것이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은 눈을 내리뜨고 잠시 동안 전 주사의 혼을 내려다보다가 웃었습니 다. “하하하하, 여기도 법정이다.”

